많은 분들이 메타버스를 들어본 적은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은 감이 오지 않으시죠? 단순히 게임 속 가상공간에서 캐릭터를 만들고, 그 안에서의 문화를 만든다 정도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게임 속 캐릭터만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얼마 전 밀리의 서재에서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이야기는 자살한 엄마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고 싶은 주인공의 이야기였습니다만, 저에게는 메타버스 라이프로깅의 한 부분으로 와 닿았습니다. 후에 메타버스의 기술이 더 발전되고 대중화된다면 충분히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타버스의 라이프로깅이란?
현실세계의 삶을 디지털화하여 기록하는 것.
라이프로깅, 디지털화 된 데이터 적용사례
메타버스의 라이프로깅의 진짜 힘은 기록된 데이터입니다. 기록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디지털화되어 기록된 정보는 그 사람의 인생 경험, 취향, 성격, 친구까지 솔직한 모든것이 파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그의 기록으로 새롭게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너를 만났다”에서 아내를 만나러 추억의 공간으로 가는 이야기가 그려졌습니다. 그녀에 대한 기록이 많았다면 그녀와 똑같은 사람을 만날 수도, 그녀와 그간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희망이겠죠?
이것이 가능한 이야기가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_작가 정진영 “에서 자세하게 묘사가 됩니다.
“SNS에 올라온 짧은 글을 여럿 모아서 분석하면 작성자의 성격, 취향, 말투 등이 거의 정확하게 드러나요. 일기는 SNS보다 길고 작성자의 내밀한 부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에요. 실록처럼 정제된 기록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소중하죠.”
경선이 은총을 AI로 되살려냈듯이, 어머니도 AI로 되살려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나는 어머니에게 왜 스스로 창밖으로 몸을 던졌는지 이유를 묻고 싶었다.
“이미 죽은 사람을 생전 모습과 가깝게 AI로 재현해 대화를 나누는 일도 가능한가요?”
“해외에선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에요. 이미 몇몇 업체가 죽은 사람의 개인정보와 SNS 등 온라인상에 남은 흔적을 바탕으로 아바타를 만들어 챗봇처럼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우리 회사가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음성인식 AI로도 충분히 가능한 서비스여서 사업화를 고민하고 있어요.”
“죽은 사람이 남긴 흔적이 많을수록 죽은 사람에 가까운 AI를 만들 수 있겠네요.”
“당연하죠. 많으면 많을수록 죽은 사람의 생전 대화 패턴과 가까운 대화가 가능해져요.”
“그 흔적은 반드시 디지털 기록이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지만, AI에 적용하려면 디지털 기록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예를 들어 죽은 사람이 남긴 메모나 발언을 워드프로세서로 옮기듯이 말이죠.”그렇다면 역사 속의 수많은 인물도 AI로 되살릴 수 있다는 말이로군요. 《조선왕조실록》으로 왕들을 되살리면 대단한 일이 벌어지겠는데요? 전 세계를 둘러봐도 당대 역사를 《조선왕조실록》보다 왜곡 없이 충실하게 기록한 역사서를 찾아볼 수 없거든요. 디지털 기록으로 옮긴 실록을 바탕으로 세종대왕 AI를 만들어 한글 창제 당시 심정을 물어보고, 선조 AI에게는 이순신 장군의 전사를 보고받았을 때 느낀 솔직한 심정을 물어보면 재미있겠네요. 회사 홍보에도 도움이 될 테고요”
“그 아이디어 꽤 훌륭한데요? 범우 씨의 말대로라면 《조선왕조실록》은 최고의 빅데이터네요. 나중에 다른 연구원들과 논의해볼게요. 좋은 아이디어 주셔서 감사해요.”
– 밀리의 서재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의 역사 (조선왕조실록)을 디지털화하여 세종대왕 AI를 만들어 당시의 심정, 생각을 물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전 유시민씨가 생각이 났어요. 알쓸신잡에서 세종대왕을 만나면 왜 장영실에게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메타버스의 라이프로깅 기술로 인해 세종대왕을 만나 직접 물어볼 수 있을것 같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위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메타버스 “라이프로깅” 향후 어떻게 적용될것인가?
우리는 라이프로깅이라는 “삶의 기록”하는 기술보다는 기록된 데이터가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라이프로깅이 메타버스의 다른 기술과 융합되어 만들어 낼 기술과 산업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가 없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영하작가의 “작별인사”책도 추천드립니다. AI의 기술이 얼마만큼 발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묘사가 되어있으며, 라이프로깅의 데이터가 AI 로봇을 만난다면 어떠할까하는 호기심이 들게 하는 책이였습니다.